[그 영화 이 장면] 엘비스
바즈 루어만은 스크린이 있는 영화관과 무대가 있는 공연장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. 장편 데뷔작인 ‘댄싱 히어로’(1992)부터 ‘로미오+줄리엣’(1996) ‘물랑루즈’(2001) ‘위대한 개츠비’(2013)까지 일정한 계보를 쌓아왔으며, 신작 ‘엘비스’는 그 정점이다. 매니저 톰 파커(톰 행크스)가 회고하는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이 영화는 엘비스 프레슬리(오스틴 버틀러)의 삶과 사랑과 음악과 죽음의 드라마이며, 그 모든 것은 무대라는 공간과 그 위에서 엘비스가 펼치는 퍼포먼스로 압축된다. 이 영화는 끝없는 무대의 연속이며, 그것이 바로 프레슬리의 인생이기도 하다.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1956년 멤피스 공연 장면이다. 당시 보수적인 사회에서 엘비스는 ‘외설적 존재’였는데, 그는 저항적 톤의 ‘트러블(Trouble)’을 부르며 한층 더 격렬하게 하체를 흔들며 광란의 무대를 연출한다. 루어만 감독은 이 장면을 다양한 카메라에 담는다. 무대를 찍는 스틸 카메라, 공연을 기록하는 무비 카메라, 개인들이 기록하는 8㎜ 카메라 그리고 루어만 감독의 카메라. 네 종류의 카메라에서 찍힌 서로 다른 질감이 교차하며 이 장면을 만드는 셈인데, 분위기를 가장 잘 전달하는 건 8㎜ 필름 이미지다. ‘촤르륵’ 소리와 약간의 스크래치와 콘트라스트 강한 흑백의 화면이 결합한, 말 그대로 ‘라이브’의 느낌이다. 정말 이 영화는, 꼭 극장에서 봐야 한다. 김형석 /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엘비스 엘비스 프레슬리 스틸 카메라 무비 카메라